EBS 2017 수능특강2부 적용학습 현대시10
[0103 : 참회록(윤동주),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김광규)]


(가)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나는 거울을 보며 내 얼굴을(내 자신을) 가만히 바라다본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내 얼굴이 비치는 저 거울은 (맑고 투명한 새 거울이 아닌) 파랗게 녹이 슨, 그리하여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온 것만 같은, 구리 거울이로구나]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내 얼굴이 비치고 있는 저 구리 거울이여, 너는 도대체 어느 왕조가 명을 다하며 부끄럽게 남긴 물건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네게 비친 내 모습을 이리도 부끄럽게 하는 것이냐(‘욕되다’는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럽다’는 뜻입니다) ▶ 작가 윤동주의 활동 시기가 일제강점기임을 고려하면, ‘왕조의 유물’로서의 ‘녹이 낀 구리 거울’은 ‘조선의 패망이 남긴(망국이 남긴) 낡고 부패한, 그리하여 치욕스러운, 역사의 흔적’을 의미한다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자가 자신을 이러한 ‘녹이 낀 구리 거울’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화자가 자신을 성찰함에 있어서(‘나는 누구인가’) (자신을 역사의 흐름과 무관한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 역사적 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존재, 즉, ‘망국의 백성으로서의 치욕스러운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 대목과 관련하여, “화자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데,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을 ‘왕조의 유물’로 표현한 것은 이러한 성찰이 역사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시사하고 있군”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합니다(02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