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언어영역
0311 고3 문학5[5760 : 게(김용준)]

      정소남이란 사람이 난초를 그리는데 반드시 그 뿌리를 흙에 묻지 아니하니[난초를 그림에 있어, 난초의 뿌리를 흙 속에 묻지 않도록 그리니 (이는)] 타족에게 짓밟힌 땅에[오랑캐에게 나라를 빼앗겼으니, 나라의 땅은 오랑캐의 땅이 되었고, 오랑캐의 땅인 까닭에, 땅은 본래의 순수성을 잃게 되었을 것입니다] 개결(慨潔)한 몸을[깨끗하고 굳은 난초의 성품을] 더럽히지 않으려 함이란다.[‘난초’를 ‘정소남’ 자신의 투영으로 해석할 경우, 오랑캐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정소남의 굳은 성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붓에 먹을 찍어 종이에 환을 친다*는 것이[종이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이 그리 대단한 노릇이리오마는 ㉠사물의 형용을 방불하게 하는 것만으로 장기(長技)로 치는 데 그치지 않고,[사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만으로도 그림을 그리는 일은 재주가 깃든 훌륭한 일이겠지만] 자연을 빌려 작가의 청고(淸高)한 심경을[맑고도 고결한 마음을] 호소하는 한 방편으로 삼는다는 데서[작품 속 자연을 통해 작가의 마음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비로소 환이 예술로 등장할 수 있고 예술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기도 하는 것이다.[‘예술’의 가치를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가’에 두고 있는 글쓴이의 예술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예술관’에는 이와는 달리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중시하는 예술관도 있는데, 이는 다음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58⑤)]
     글씨와 그림은 모두 수예(手藝, 손의 예술)에 속하는 것이니, 그 솜씨가 없으면 비록 총명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그것을 배울지라도 능할 수 없다.[손의 솜씨, 즉 표현력을 중시하는 예술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수(手)에 있는 것이지, 흉중(胸中)에[그리는 이의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중  략>
 
     이 오죽잖은 나한테도 아는 친구 모르는 친구한테로부터 시혹(時或) 그림 장이나[가끔 그림을] 그려 달라는 부질없는 청을 받는 때가 많다. 내 변변치 못함을 모르는 내가 아닌지라 대개는 거절하고 마는 것이나,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 없이 청에 응하는 수도 있고, 또 가다가는 자진해서 도말(塗抹)해* 보내는 수도 없지 아니하니,[가끔은 내가 먼저 그림을 그려 보내는 경우도 있으니] 이러한 경우에 택하는 화제(畵題)란[그림의 소재는 ▶ ‘화제’의 본래 의미는 ‘그림의 제목’인데, 뒷 내용을 참고할 경우, ‘그림의 소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입니다] 대개가 두어 마리의 게를 그리는 것이다.[‘정소남의 난초 그림’을 통해, 글쓴이의 예술관이 ‘그림이란 작가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임을 알 수 있기에, 글쓴이가 ‘게’를 그리는 것 또한 ‘자신의 심경’을 담은 행위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60①)]
     게란 놈은 첫째, 그리기가 수월하다.[내가 게를 화제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 첫째 이유는 그리기가 쉽기 때문이다 ▶ 게를 그리기가 쉽다는 글쓴이의 말로부터 딱히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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