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언어 영역
0311 고3 문학4-1[5256 : 강설(유종원)]

 
     산이란 산에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산 속 임에도 새의 흔적이 전혀 없고]
     길이란 길에는 사람 흔적 끊어졌네[사람의 공간인 길에서조차 아무를 발견할 수 없네 ▶ 새도 사람도 아무런 흔적을 보이지 않게 되었기에, ‘산’과 ‘길’이 외부와 단절된 적막한 고립의 공간이 - ‘날지 않고’와 ‘끊어졌네’ 참고(53③) - 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새’와 ‘길’과 관련하여, “ ‘새’와 ‘길’은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합니다(53②). 그리고 2행의 ‘사람 흔적’은 ‘길을 지나간 사람의 물리적 흔적’을 의미하기에, 이와 관련하여, “ ‘늙은이’가 살아온 삶의 흔적을 의미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53④)]
     외로운 배 안의 도롱이 입은 늙은이[차가운 강 위에 저 멀리 외롭게 떠 있는 작은 배 한 척 보이는데, 도롱이를 입은 한 늙은 노인이 배 위에서 ▶ 강 위에 떠 있는 배 한 척을 가리켜 화자가 ‘외로운 배’라고 하고 있기에, 화자와 시적대상으로서의 배의 심리적 거리가 멀지 않음을(그냥 ‘배’라고 했다면, 화자가 대상에 대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기에, 심리적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 수 있습니다. 본 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화자와 대상간의 거리’와 유사한 거리감을 보여주는 구절로는 ‘제비가 슬피 운다’(‘제비가 운다’에 비해 거리감이 가깝습니다), ‘늙은 소나무가 춤을 춘다’(‘늙은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에 비해 거리감이 가깝습니다)를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52ⓛ)]
     홀로 낚시질하네[‘산’에서 ‘길’로, ‘길’에서 ‘배’로, ‘배’에서 ‘낚시질 하는 늙은이’로 화자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습니다(53ⓛ)] 찬 강엔 눈만 내리고[아무도 없는 적막한 공간을 오직 눈만이 채우고 있기에, ‘늙은이’의 고독한 상황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53⑤). 그런데 ‘늙은이의 이러한 고독한 처지’와 관련하여, 화자는 ‘홀로’라는 단어만을 사용했을 뿐, ‘늙은이가 불쌍하다’, ‘늙은이를 보니 슬퍼진다’와 같은 자신의 감정이 표현된 구절을 사용하지 않고 있기에, 본 시와 관련하여, “화자의 감정이 절제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합니다(52⑤). 한편 ‘찬 강’, ‘눈’을 통해, 본 시의 계절적 배경이 ‘겨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52④)]
 
 
- 유종원, 강설(江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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