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제지
0911 고3 문학3-1[3237 : 승무(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얇은 비단으로 만든, 위 끝이 뾰족한 하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고이 접혀 있어서, 그 모양이 나비를 닯았구나 ▶시에서 말하는 사람인 화자는 현재 나비처럼 생긴 하얀 고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파르스름하게 깎은 머리 ▶시의 제목인 ‘승무’를 참고했을 때, 여기에서의 ‘머리’는 ‘춤을 추기 시작하는 스님의 머리’를 가리킨다 할 수 있습니다]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얇은 비단으로 만든 고깔 속에 감추고 ▶파르스름하게 머리를 깎은 스님이 나비처럼 얇고 다소곳한 고깔을 살포시 쓰고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부분입니다]
 
 
     두 볼에 흐르는 빛이[두 볼에 흐르는 얼굴빛이 ▶‘흐르다’는 주로 ‘액체’와  함께 쓰이는 단어인데, 액체의 자연스러운 흐름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므로, ‘흐르는’은 ‘상승’이 아닌 ‘하강’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할 수 있습니다.(33②)]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진실로 고와서 서럽구나 ▶얼굴빛에 대해서 ‘곱다’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승무를 추는 스님은 남자가 아닌 여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화자는 이러한 고운 얼굴빛에 대해 역설적이게도 ‘서럽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화자가 머리를 깎고 승무를 추려는 스님을 본 후, ‘고운 얼굴빛의 여자라면 속세에서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무슨 사연이 있기에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어 승무를 추고 있는 것일까, 그 모습이 참으로 서럽게 느껴지는구나’와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화자가 느끼는 ‘서러움’은 승무를 추려는 외부 대상에서 비롯되어 화자의 내면에서 생성되고 있는 정서에 해당합니다.(34④)]
 
 
     빈 대(臺)에[흙이나 돌 따위로 높이 쌓아 올려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곳인 대(臺)는 텅 비어 있고] 황촉(黃燭) 불이[촛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깊은 밤 텅 빈 대를 배경으로 작은 초 하나가 조용히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촛불을 조명 삼아 ‘고와서 서러운’ 여인이 승무를 추고 있습니다. 시간적 배경이 ‘밤’인 까닭에, 춤추는 무녀인 여승을 비추는 촛불의 빛이 효과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리하여 화자 혹은 독자의 관심이 승무를 추는 여승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33①)]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드문드문 남아 있는 오동잎 사이로 달이 말없이 지나가며 지고 있는데’ 혹은 ‘오동잎이 떨어질 때마다 달이 오동잎에 가렸다 보였다 하는데’ ▶황촉불의 말없이 ‘녹는’ 모습과 고요히 ‘지는’ 달의 모습은 밑으로 가라앉는 ‘하강’과 ‘소멸’의 이미지를 연상 시킵니다. 이러한 ‘하강’과 ‘소멸’의 이미지는 동시에 ‘무한히 팽창하는 존재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유한함 속에서 안타깝게 사라지는 존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33③)]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여승은 긴 소매를 휘저으며 춤을 추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가볍게 접어 올린 외씨버선, 즉 오이씨처럼 갸름하고 맵시 있는 버선을 신고 여승은 돌아설 듯 날아가며 춤을 춘다 ▶여승이 춤추는 모습을 역동적인 시각 이미지를 통해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는 부분이므로, 본 시에 대해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시적 대상의 운동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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