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제지
0911 고3 문학1[1619 : 만복사저포기(김시습)]

 
     이때 만복사는[‘만복사’라는 절은] 이미 허물어져 승려들은 구석진 방에서 살고 있었다. 법당 앞에는[불상이 있고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절의 본채 앞에는] 행랑만이[본채의 부속건물인 행랑만이] 쓸쓸히 남아 있었고, 그 끝에는[행랑이 있는 곳 끝 편에는] 좁은 판자방 하나가 있었다.
     양생이[글을 읽으며 유학을 공부하는 ‘양’씨 성을 가진 사람이] 여인을 불러 그곳으로[좁은 판자방으로] 들어가니 여인은 별 주저함 없이 따라갔다. [남자인 양생이 불렀는데, 별 거부감 없이 양생을 따라가는 ‘여인’의 모습이 조금은 이상해 보입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는 것이 보통 사람과 다름없었다. [‘여인’에게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어 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는, 그러한 모습은 보통 사람과 다를 것이 없었다 ▶‘보통사람과 다를 것이 없었다’는 구절은 이 구절이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바와는 달리, 이 구절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오히려 ‘여인에게 어떤 이상한 점이 있기에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함으로써, 글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는 구절입니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자[양생과 여인은 깊은 밤이 되도록 ‘판자방’에 함께 있습니다] 달이 동산에 떠올라 달그림자가 창살에 비쳤다. 문득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여인이 묻기를,
     “누구냐? 시녀가 왔느냐?” [‘시녀’를 통해 ‘여인’이 ‘높은 신분’의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녀가 말하기를,
     “예, 접니다. 요즘 아가씨께서는 중문 밖을[가운데 뜰로 들어가는 대문 밖을] 나가지 않으셨고 뜰 안에서도 좀처럼 걷지 않으셨습니다. [최근까지 ‘여인’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 안에서만 꼭꼭 숨어 지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상황’을 가리켜 ‘두문불출(杜門不出)’이라고 합니다. ‘두문불출(杜門不出)’의 ‘두(杜)’에는 ‘막다’는 뜻이 있으므로, ‘두문불출’은 글자 그대로 ‘문을 막고 나오지 않음’이라는 의미입니다(19①)] 그런데 엊저녁에는 우연히 나가시더니 어찌 이 먼 곳까지 오셨습니까?”
     라고 하였다. 이에 여인이 말하기를,
     “오늘 일은[‘양생’을 만난 일은] 아마도 우연이 아닌가 보다. 하늘이 도우시고 부처님이 돌보셔서 한 분 고운 님을 만나 백년해로하기로 했느니라. [부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느니라 ▶따라서 지금 현재 양생과 여인이 함께 자리를 잡고 있는 ‘판자방’은 ‘인연을 맺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17④)] 부모님께 알리지 않은 것은[고운 한 분을 만나 백년해로하기로 한 것을 부모님께 알리지 않은 것은] 비록 명교의 법전에는 어긋나지만, [사람이 지켜야할 올바른 도리에서 어긋나지만] 서로 즐거이 맞이하게 되니 이 또한 평생의 기이한 인연일 것이다. [내가 집을 나와 이 먼 곳까지 온 이유는 아무래도 아름다운 평생의 인연을 맺기 위한 것이었음에 틀림없구나 ▶‘여인’은 ‘시녀’의 질문에 이렇게 답함으로써, 집 밖을 나와 만복사까지 오게 된 자신의 행위의 명분을(일을 꾀함에 있어 내세우는 이유나 구실인 ‘명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16①)] 너는 집에 가서 앉을 자리와 술, 과일을 가져오너라.”
     시녀는 그 분부에 따라 돌아갔다. 이윽고 뜰에는[만복사의 뜰에는] 술자리가 베풀어졌는데, 밤은 이미 사경(四更)에[‘사경(四更)’은 밤을 다섯 부분으로 나눈 것 중 네 번째 부분으로, 대략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를 가리킵니다] 가까웠다.
     시녀는 앉을 자리와 술상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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