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문제지
0910 고3 문학4-2[3640 : 부벽루(이색)]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영명사’라는 절 근처를 지나다가]
     잠시 부벽루에[‘부벽루’라는 누각(사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문과 벽이 없이 다락처럼 높이 지은 집)에] 올랐네. [‘지나가다’, ‘잠시’를 통해 화자가 어딘가를 가고 있는 도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38①). 그리고 ‘부벽루’의 ‘부(浮)’는 ‘뜨다’, ‘벽(碧)’은 ‘푸르다’, ‘루(樓)’는 ‘누각’을 의미하기에, ‘부벽루’는 ‘푸른 강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누각’이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고려 말 이색이 여행을 하다가 고구려의 도읍이었던 평양성의 부벽루에 올라 감회를(지난 일을 돌이켜 볼 때 느껴지는 마음을) 읊은 한시라고 합니다. 원나라가 평안도 지역을 점령하고 동녕부를(‘동녕부’라는 원나라의 행정 기관을) 설치할 즈음 평양은 크게 황폐해졌고, 그 후 다시 고려의 땅이 되었지만 옛 모습을 다시는 되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텅 빈 성엔 조각달 떠 있고, [눈앞에 보이는 성은 텅 비어 있고, 그 성 위로는 반달보다 조금 이지러진 조각달이 떠있는데 ▶‘성’은 사람들이 거주하며 생활하는 삶의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성을 떠나 성 안에서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므로, 당연히 그 사람들이 모여 이룬 국가(‘고려’를 가리킵니다) 또한 그 기운이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38②). ‘텅 빈 성 위에 떠 있는 조각달’은 바로 이러한 소멸 혹은 쇠퇴의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배경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조각달’과 관련해, ‘고구려의 위대한 역사를 상징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38③)]
     천 년의 구름 아래 바위는 늙었네. [천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구름이 수없이 지나갔고 그러는 사이에 바위는 늙고 말았네 ▶시간의 흐름 혹은 역사의 흐름을 ‘구름’과 ‘늙은 바위’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린마는[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왕이 국가를 세우고 선정을 베풀며 많은 시간을 보낸 후 문득 사라졌는데, 그 때 동명왕이 타고 떠났다는 상상의 말(馬)을 가리킵니다]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니[왕 혹은 영웅을 중심으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경우, 동명왕이 떠난 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역사의 흐름이 끊겼음을 즉 역사가 단절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천손은 지금 어느 곳에서 노니는가? [하늘의 후손인 동명왕은 지금 어느 곳에 있기에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 ‘천손’이 표면적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동명왕’을 가리키지만(38④), 이면적으로는 ‘동명왕과 같은 영웅’을 의미한다고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텅 빈 성’을 통해 현재 화자가 처해 있는 현실이 ‘국가의 쇠망기’임을 짐작할 수 있고, 그러한 시기에는 국가의 사라져가는 기운을 되살릴 수 있는 영웅이 간절히 요청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현재 국가를 되살릴 영웅이 없다는 화자의 인식과, 그에서 비롯되는 안타까운 정서가 함께 표현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돌다리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 부노라니[이 때의 ‘휘파람’은 즐거운 마음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국가는 망해가는데 이를 구할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 서글픈 현실에서 비롯되는 쓸쓸한 심정을 표현한 구체적 행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38⑤)]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산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푸르고, 강은 다른 힘을 빌리지 않고 제 스스로 흐르네. 하지만 인간의 삶은 혹은 인간들이 이루어내는 역사는 산과 같이 변함없지도 않고, 강과 같이 제 스스로 이루어지지도 않는구나 ▶‘산’과 ‘강’이 대표하는 자연의 변치 않는 모습과 그렇지 않은 인간의 모습을 대조하여, 인간 삶의 무상함을(‘무상(無常)’의 ‘상(常)’은 ‘변함없이 그러하다’는 뜻이므로, ‘무상’은 ‘변치 않고 영원한 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강조하고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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