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언어영역
0910 고3 문학2-3[1720 : 녹을 닦으며 - 공초 14(허형만)]
 
 
     새로이 이사를 와서
     형편없이 더럽게 슬어 있는[더럽게 녹이 슬어 있는]
     흑갈빛의 녹을 닦으며[화자는 현재 이사 온 집 어딘가에 나 있는 오래된 녹을 닦고 있습니다(20①)]
     내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지독한 녹이 슬어 있을지[화자는 이사 온 집에 나 있는 오래된 녹을 닦다가, 문득 자신의 삶에도 녹과 같이 더럽고 냄새나는 때가 끼어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과거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끄럽고 죄스러워[생각해보니 내 삶에도 더러운 때가 참 많이도 묻어있어 너무도 부끄럽구나] 손이 아린 줄 몰랐다. [집의 녹이 자신의 삶에 낀 때처럼 생각되어 손이 아플 때까지 녹을 문지르고 있는 화자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부분입니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부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17④)]
     나는, 대문의 녹을 닦으며[‘녹’이 슨 곳은 다름 아닌 ‘대문’이었습니다]
     내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을 보았다.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은, 4행의 ‘내 지나온 생애’와 아래 10행의 ‘회한의 슬픈 역사’ 등을 참고했을 때, 앞으로 화자에게 다가  올 ‘생명이 다하는 순간’이 아니라, ‘녹이 낀 지금까지의 회한의 삶’을 의미합니다(20②)]
     ㉤비늘처럼 총총히 돋혀 있는[작고 연약하며 그래서 서글퍼 보이는 물고기 한 마리가 있는데, 그 물고기의 더 작고 연약해 보이는 비늘 몇 개가 살짝 위로 돋아 있는(일어서 있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렇게 ‘돋아 있는 작은 비늘 몇 개’는 ‘무언가를 말하고자 혹은 어떤 것을 행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과 서로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돋혀 있는 비늘’의 이러한 인상은 11행의 ‘바다 위에서 혼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빗방울’과 ‘위로 향하려 한다’는 점에서 연결이 됩니다]
     회한의[후회스럽고 한스러운] 슬픈 역사[내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으로서의 나의 과거는 비늘처럼 돋혀 있는 슬픈 역사였다. 안간힘을 쓰며 돋아 있는 비늘처럼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건만, 너무도 많은 후회와 한이 남아, 내 삶은 일종의 서글픈 역사인 것 같구나 ▶화자는 자신의 과거를 ‘회한의 슬픈 역사’로 바라보며, 이러한 자신의 과거를 ‘돋혀 있는 비늘’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한의 슬픈 역사’라는 추상적인(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관념이, ‘돋혀 있는 비늘’을 통해 시각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즉 시각적으로 구체적인 형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19⑤)] 그것은[비늘처럼 돋혀 있는 나의 회한의 슬픈 역사는] 바다 위에서
     혼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빗방울[바닷물에 섞이지 않기 위해(‘빗방울’에게 있어서 ‘바닷물에 섞인다’는 것은 일종의 ‘죽음’에 해당합니다) 온힘을 다해 바다 위로 튀어 오르는 빗방울 => 이러한 빗방울의 이미지는 ‘힘들게 일어서려 한다’는 점에서 ‘돋혀 있는 비늘’과 서로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화자가 자신의 삶을 ‘돋혀 있는 비늘’, ‘혼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빗방울’ 등으로 표현한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의미한 일상에 묻히지 않기 위해 혹은 추구해야할 어떤 가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화자는 이러한 자신의 삶에 대해 ‘회한의 슬픈 역사’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돋혀 있는 비늘’처럼, ‘일어서는 빗방울’처럼 살아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지난 삶을 돌이켜보니, 후회스럽고 한스러운 부분들이 너무도 많이 보이게 되었고, 그런 까닭에 화자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슬픈 역사’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입니다]
     그리 살아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