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언어영역
0811 고3 문학4[4750 : 박씨전(작자 미상)]
 
 
처사가 말했다. [‘처사’는 ‘벼슬을 하지 않고 시골에 사는 선비’를 가리킵니다]
“제가 한 딸을 두었으나[저에게 딸이 한 명 있는데] 십육 세가 되도록 혼처를 정하지 못하였삽기로[결혼할 곳을 정하지 못해서] 천하를 떠돌다가,[딸의 혼처를 구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다행히 존문에 이르러[귀하신 그대의 집안에 이르러] 아드님을 보니 마음에 드는지라.[아들이 마음에 들어서 결혼 여부를 결정했군요]. 여식은 용렬하고[제 딸이 비록 변변치 못하고] 재주가 없으나 존문에 용납될 만하니,[제 딸이 많이 부족하기는 하나, 그래도 그대의 집안에 들이기에 딱히 부족하지는 않을 듯하니] 외람하오나[실례지만] 혼인을 정함이 어떠하오이까?”[제 딸과 그대의 아들을 결혼을 시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처사’가 혼인을 청한 것이 사위될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47①)]
 
상공이[‘상공’은 임금을 돕고 모든 관원을 지휘 감독하던 벼슬인 재상을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처사의 도덕이 높으니[처사가 덕이 있고 인품이 뛰어난 사람이니] 딸 또한 영민하리라.’[처사의 딸 또한 똑똑할 것이로다] 생각하고 답했다.
“존객은[그대는 → ‘존객’은 ‘높고 귀한 손님’이라는 뜻으로 손님을 높여부르는 말입니다] 선인이요[속세를 벗어나 있는 사람이고 → ‘처사’는 ‘선인’인 까닭에, 지상계의 사람이 아닌 초월계의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상계와 초월계의 관계를 바라봄에 있어서, 지상계에 비해 초월계를 보다 상위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을 ‘수직적 사고’라 하고, 초월계를 지상계의 연장으로 설정하는 것을 ‘수평적 사고’라고 합니다] 나는 속세 사람이라. 어찌 인간 세상 사람이 선인과 혼인을 의논하리까?”[속세 사람인 저에게 이 결혼은 너무 과분한 결혼일 것입니다 → 앞에서 상공은 처사의 딸이 훌륭할 것이라 생각했는데(‘딸 또한 영민하리라’), 이 부분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살짝 감추고 있습니다. 처사의 마음을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혹은 겸손의 태도를 보이고자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처사가 답했다.
“상공은 아국 재상이요[그대는 우리 나라의 으뜸 벼슬인 ‘재상’이시고 → ‘상공’이 자신을 속세사람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자신이 ‘재상’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미천한 인물이라.[‘처사’가 자신을 많이 낮추고 있음을(극진한 겸향의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48①)] 미천한 인물이 귀댁에 청혼함이 극히 불가하오나[귀댁에 대한 나의 청혼이 일반적으로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나] 버리시지 아니하오면 한이 없을까 하나이다.”[내 딸을 받아준다면 내 마음에 한이 맺히지 않을 것이오]
공이 즐겨[기뻐하며] 즉시 혼인을 허락했다.[결혼 당사자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부모들의 생각에 의해 혼인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때,[이렇게 결혼이 결정된 후] 상공이 친척들을 모아 정혼 한 일을[결혼을 결정한 일을] 이야기하니 부인이 의아해 하며 말했다.
“혼인은 인륜대사라.[결혼은 인간의 삶에서 무척이나 크고 중요한 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찌 재상가에서[우리집처럼 훌륭한 재상의 집에서 어찌] 의논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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