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언어영역
0810 고3 문학2[2023 : 영영전(작자 미상)]
 
 
[앞부분 줄거리] 젊은 유생인 김생은[유학을 공부하는 젊은 선비인 ‘김생’은] 회산군의 궁녀인 영영을[궁녀를 두고 있고, 이름 끝에 ‘군’이 붙은 것을 통해, ‘회산군’이 ‘왕자의 신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군’은 ‘왕자였지만 나중에 왕이 되지 않은 왕자’를 가리킵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보고 사랑에 빠진다.[왕 혹은 왕자의 궁녀는 그들의 여자이자 소유물입니다. 따라서 ‘김생’은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 것으로, 김생과 영영의 사랑이 비극적 사건을 이루게 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는 하인인 막동과 영영의 이모인 노파의 도움을 받아 노파의 집에서 영영을 만나 사랑을 고백하고, 영영이 거처하는 궁에서[‘회산군’이 주인으로 있는 집에서 → ‘궁’은 일반적으로 ‘임금이 거처하는 곳’을 가리키지만, 왕자나 공주와 같은 왕실의 가족들이 거처하는 집도 ‘궁’이라 불리곤 했습니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두 사람의 궁에서의 만남이 만약 발각되는 날에는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궁’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사랑이 목숨보다도 소중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후 김생은 몰래 궁으로 들어가 영영을 만나 사랑을 나눈다.
 
 
밤이 다 끝나갈 즈음에 새벽닭이 꼬끼오 울며 날 밝기를 재촉하고, 멀리서 파루를 알리는 종소리가[통행금지가 해제됨을 알리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왔다. 김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가지를 챙겨 입고 탄식하며 다급히 말했다.
㉠“좋은 밤은[‘사랑을 나누기에 좋은 밤은’ 혹은 ‘사랑을 나누었기에 좋았던 밤은’] 괴로울 정도로 짧고 사랑하는 두 마음은 끝이 없는데, 장차 어떻게 이별을 하리오? 궁궐 문을 한번 나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 터이니, 이 마음을 어떻게 하리오?[‘영영’과 이별해야만 하는 김생의 슬픈 마음이 직접적으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별의 슬픔 혹은 이별의 한’이라는 김생의 마음은, 다음에 인용한 작품 속의 견우와 직녀의 마음과 비슷할 것입니다(22⑤)]
 
 
등불 꺼진 사창에 달이 기우니,[밤의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 견우와 직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이별하네. / 좋은 밤엔 일각도 천금만큼 귀하니,[아주 짧은 시간인 ‘일각’도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할 것이니] / 두 줄기 이별 눈물에 온갖 한이 사무쳤네.[견우와 직녀의 이별 상황이 김생과 영영의 이별 상황과 대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영영은 이 말을 듣고 울음을 삼키며 흐느끼더니, 고운 손으로 눈물을 흩뿌리면서 말했다.
“홍안박명은[얼굴이 예쁜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는 말은 → ‘고운 손’, ‘홍안’ 등은 고전소설에서 젊은 여자를 가리킬 때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어휘들입니다] 옛날부터 있었으니 비단 미천한 저에게만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임과의 이별을 앞둔 저의 불행은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여자들이 겪어온 불행이오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살아서 이렇듯 이별하니, 죽어서도 이렇듯이 원통할 것입니다.[하지만 이별의 이 한은 죽어서도 남게 될 것입니다] 죽고 사는 것은 꽃이 시들고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과 같으니,[삶과 죽음의 문제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일이니] 굳이 날씨가 추워지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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